풍경 사이에 사람이 들어오는 사흘, 제주올레걷기축제
11월 5~7일 제주 북동쪽 올레 19·20코스에서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열립니다. 조천에서 동복으로, 동복에서 월정으로, 마지막 날에는 하도 쪽에서 방향을 바꿔 걷습니다. 해안과 돌담길 사이에서 공연과 전통놀이, 마을 먹거리를 만나며 같은 길을 함께 걷는 축제의 속도를 살펴봅니다.
제주에서 걷는 일은 목적지에 닿기 전부터 충분히 바쁩니다. 바다의 색을 보고, 돌담 너머 밭을 살피고, 마을길에서 잠시 발을 멈춥니다.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제주올레걷기축제는 그 길에 공연과 놀이, 사람의 목소리를 더합니다. 올해 무대는 제주 북동쪽의 올레 19·20코스입니다.
사흘의 길은 매일 다릅니다
첫날인 5일은 조천운동장에서 동복리 체육센터까지 19코스를 정방향으로 걷습니다. 둘째 날인 6일은 동복리 체육센터에서 출발해 19·20코스를 따라 제주밭담테마공원으로 향합니다. 마지막 7일은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에서 제주밭담테마공원까지 20코스를 역방향으로 걷습니다. 같은 북동쪽 해안이라도 출발하는 자리와 걷는 방향이 달라집니다.
일반 올레 코스의 시작점만 찾아가서는 축제 동선을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7일은 20코스를 거꾸로 걷는 날입니다. 사전 참가 신청은 10월 9일 마감됐으므로 6·7일 참여를 계획한다면 참가 방식과 날짜별 출발·귀환 안내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길의 전체 거리보다 자신이 합류할 자리를 먼저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바다 다음에는 마을의 생활
조천에서 김녕으로 이어지는 19코스에는 신흥과 함덕, 북촌과 동복의 해안과 마을이 차례로 놓여 있습니다. 해변만 계속 잇는 길이 아니어서 풍경이 자주 바뀝니다. 시야가 넓어지는 바닷가를 지나 낮은 돌담 옆에 들어서면 물빛 대신 돌의 표면과 밭의 모양을 보게 됩니다. 걷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섬의 생활을 만나는 구간입니다.

축제는 길 위의 공연과 전통놀이, 마을 프로그램을 묶어 진행합니다. 제주 문화를 소개하는 해녀춤과 물허벅 공연, 멜 후리기 체험 같은 내용도 안내돼 있습니다. 멀리 있는 큰 무대를 향해 달려가기보다 길에서 마주친 장면에 잠깐 머무는 방식으로 즐겨보세요. 각 프로그램의 자리는 매일의 동선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을 먹거리도 걷는 흐름 안에 들어옵니다. 도시에서 미리 정한 식당으로 이동하는 여행과 달리, 이 축제에서는 길을 걷다가 주민들이 마련한 음식을 만납니다. 개인 컵과 식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운영에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가방에 물과 작은 식기를 넣는 일부터 마을을 지나는 여행의 준비가 됩니다.
함께 걷는 방식의 한 페이지
올해 축제는 많은 참가자가 특정 코스에 모여 동행하는 시즌1 방식의 마무리로 소개됩니다. 그래서 길의 풍경뿐 아니라 옆 사람과 보폭을 맞추는 시간이 눈여겨볼 만합니다. 빠르게 완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공연을 보다 다시 합류하고, 좁은 돌담길에서는 앞사람과 간격을 두는 작은 리듬들이 축제의 모양을 만듭니다.
바닷가에서는 바람이 불어도 마을 안쪽에서는 잠잠할 수 있습니다. 얇은 옷을 겹쳐 입고 걸을 때 더워지면 조절할 수 있도록 준비해보세요. 갈림길과 포구에서는 표지와 안내 동선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 됩니다. 길 위에 잠깐 서 있는 일행도, 일상을 이어가는 마을 주민도 함께 쓰는 공간입니다.
제주올레걷기축제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완주 거리만이 아닙니다. 같은 바다를 보다가 누군가 먼저 멈추면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있습니다. 조천과 동복, 월정과 하도의 길을 나눠 걷는 사흘 동안, 섬은 구경하는 배경에서 서로의 걸음을 기다리는 장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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